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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환규 회장이 반대한 정책은 모두 다 연착륙한다'


 
 
'노환규 회장이 반대한 정책은 모두 다 연착륙한다'
의료계 괴담…정몽준·임채민과 악수 후 '악수'…불통 발목

노환규 제37대 의협 회장은 선거인단 59%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당히 10만 의사의 지도자로 우뚝 섰다.

그는 당선자 신분이던 2012년 4월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 강연에서 '나는 협상가이지 투쟁가가 아니다'면서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파업은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5월 1일 취임에 앞서 '37대 집행부의 목표는 의사가 존중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진료환경을 만드는 것과 의료 본질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이제 뒷걸음질을 멈추고 의사가 의사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물려주자'면서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맨 앞에서 뛰겠다'고 덧붙였다.

취임식 기자간담회에서는 적극 대응해야 할 5대 현안을 제시했다.

▲만성질환관리제 ▲의료분쟁조정법 ▲의사면허신고제 ▲한방물리요법 비급여 목록정비 ▲광우병 등이 그것이었다.

만성질환관리제와 관련 '제도 불참을 위해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면서 '만일 특정 진료과 의사회에서 만성질환관리제에 찬성의견을 갖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면 회원들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복지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강경 일변도로 인해 대화가 부족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우리도 복지부도 이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활발하게 대화가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노 회장은 그리 운이 좋지 않았다. 회장으로서 미처 몸도 풀기 전에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이라는 초대형 현안과 직면했다.

 ▲ 의협이 건정심 탈퇴 직후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
노 회장은 5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포괄수가제 일방 추진 반대,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결국 의협은 복지부가 포괄수가제 선보완 후시행, 당연적용 시기 조절 등을 수용하지 않자 5월 24일 건정심 탈퇴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의협은 '건정심은 의협과 의료계의 입장에 대해 아무 것도 수용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면서 '건정심을 탈퇴한 것이 아니라 탈퇴당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의협의 건정심 탈퇴는 포괄수가제 반대 정서에 불을 질렀다.

6월 9일 안과의사회 궐기대회는 안과 의사 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체 직역이 참여하는 행사로 바뀌었고, 의협회관에 운집한 1천여명의 의사들은 복지부를 성토했다.

안과의사회는 임시총회를 열어 포괄수가제 시행일인 7월 1일부터 일주일간 백내장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또 의협과 포괄수가제 적용을 받는 4개과 개원의협의회장은 응급수술을 제외한 모든 포괄수가 적용 대상 수술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의협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포괄수가제 당연적용 전날인 6월 30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노환규 회장은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전날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만난 직후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을 잠정 수용하고, 수술 연기도 철회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정 의원은 '감사원에서 건정심의 구조를 중립적으로 개선하라고 권고한 것을 8년여간 지키지 않은 것은 정부의 잘못'이라면서 '정부에 건정심 구조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국민의 우려를 감안, 수술 연기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의협은 이를 받아들였다.

건정심 구조 개편, 포괄수가제 수용이라는 중재가 성사된 것이었다.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과거에는 의협 혼자 싸웠지만, 이번에는 정치권과 연대하고 우군을 삼았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훗날 건정심 구조 개편을 위한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의협이 정치적 우군이라고 믿었던 국회 보건복지위 정몽준 의원이 아니라 국회 교과위 소속인 박인숙 의원이었다.

노환규 회장은 포괄수가제 수용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집행부 판단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의협의 좌충우돌 행보는 병협과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의협은 병협이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에 조건부 찬성하자 우군이 아닌 투쟁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의사노조 출범, 수련업무 이관을 거론하며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다.

병협은 이에 맞서 의협 회비 일괄공제를 중단할 수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이후 의료계 양대 단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의협과 복지부간 의정 대화 채널도 완전히 끊어졌다.

노 회장이 일간지 광고를 통해 임채민 장관에게 대화를 제의한 것은 결과적으로 고립을 자초했다.

노 회장은 7월 23일 공개서한 광고에서 '또 다시 굳이 (복지부에) 들어와서 인사하고 얘기하라고 요구한다면 관료주의와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복지부 설득을 뒤를 미루고 찾아뵙고 현안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대화를 제의했다.

사실상 임채민 장관을 공개적으로 면박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었고, 복지부는 의협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대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의협은 지난해 9월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었다

노환규 회장의 일방적 행보는 결국 의료계 내부 반발을 불러왔다.

의협은 의사들의 비윤리적인 프로포폴 투여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비윤리적 행위를 하는 의사를 징계하기 위해 자정선언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9월 12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노 회장이 의사들을 비양심적, 비도덕적 집단으로 매도한다'면서 '귀를 열고 소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환규 회장은 이에 대해 사과했지만 불통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의협은 9월 13일 사상 처음으로 서울역에서 의료악법 규탄대회를 열었지만 참석자가 300명도 되지 않았고, 상당수 시도의사회장, 개원의협의회장까지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집회로 전락했다.

이후 노 회장은 10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한마음 전국의사가족대회를 성황리에 열었다.

대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까지 참석했다.

반면 의협은 이날 '착한손 캠페인'을 선포했지만 의료계 내부 조율조차 하지 않고 성급하게 추진하면서 '빈손 캠페인'으로 전락시켰다.

일부 의료계 지도자들은 착한손 캠페인을 선포한 당일 폭탄주를 돌리며 노 회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노 회장은 공단과의 2013년도 수가협상이 결렬되자 11월 8일 전국의사대표자 긴급 연석회의를 소집해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노 회장은 대정부 투쟁 로드맵까지 제시했지만 대표자들이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정부 투쟁을 밀어붙이자 의료계 지도자들이 반기를 든 것이다.

 ▲ 노 회장이 단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그러자 노 회장은 단식을 선언하며 민초 의사들의 자발적인 대정부 투쟁 참여를 유도했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켜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한편 정부에 7대 요구안 수용을 촉구했다.

7대 요구안은 ▲수가결정구조 개선 ▲성분명 처방 추진 중단 ▲총약계약제 추진 중단 ▲포괄수가제 개선 ▲전공의 40시간 법정근무 제도화 ▲의-정 협의체 구성 ▲병원신임평가 기관 신설(이관) 등이다.

의협은 11월 24일, 12월 1일 두차례에 걸쳐 의원급 의료기관 50%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토요 휴진에 들어가기도 했다.

두번째 대정부 투쟁에 제동이 걸린 것 역시 '악수'가 발단이었다.

노 회장은 정몽준 의원에 이어 임채민 장관과 두번째 악수를 한 직후 또다시 대정부 투쟁을 위한 개원가 휴업을 전면 유보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노 회장은 12월 4일 취임 8개월만에 처음으로 임채민 장관과 면담한 직후 의료계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어 전면 휴폐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의협은 전면 휴폐업 유보 선언을 한 직후부터 복지부와 현안을 놓고 협상을 본격화했고, 지난 2월 1일 건정심 복귀를 선언했다.

의협은 건정심 구조 개선 가능성, 의정간 대등한 파트너십, 일차의료 활성화 등이 어느 정도 반영됨에 따라 건정심 복귀 명분이 생겼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손에 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노환규 회장이 취임한지 10개월 째. 그가 취임 이후 반대한 정책 중 제동이 걸린 것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노 회장이 반대하는 정책은 무조건 성공한다는 혹평이 돌고 있다.

한편 노 회장은 SNS 정치의 새 지평을 열었지만 모제약사 영업사원이 전공의를 폭행했다거나, 모대학병원의 로봇수술 사망률이 심각하다는 등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오기도 했다



by 관리자  at  2013. 0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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